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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으로

"What would you do for LOVE?" [김명주의 영화속으로] 천문 : 하늘에 묻는다 익숙함을 낯설게, 비었기에 가득한 가끔 익숙하게 사용하던 단어들이 낯설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데자뷔와 반대인 이런 상황에 대한 과학적 논문이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할 법도 하지만,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찾아보지는 않았다.(찾으신 분이 계시다면 연락 좀.^^;;) 이번 영화 제목을 보면서, 내가 알고 쓰던 천문이 이런 뜻이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사전을 검색해 보았다. ‘한자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동떨어진 의미는 아니니까.’ 하며 다시 고개를 끄덕끄덕. 문학이나 예술, 과학 등의 분야에서 남들은 쉬이 지나치는 것들, 그러니까 소위 익숙한 것들에게서 낯섦을 끌어낼 때 위대한 발자취를 남기곤 하는 것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다. 영화 ‘천문’은 .. 더보기
모두가주인공이다 <1987> 모두가 주인공이다김명주(영화평론가) 혼자 영화보기 경력(?)도 어느덧 13년이 넘었다. 최근엔 혼밥, 혼술, 혼행 등 ‘무언가를 혼자하기’가 점점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주변에는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나를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혼자 영화 보러가는 건 아직 좀……. 그렇지 않아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전 같이 영화를 보러 가게 되면 보통 상대의 취향에 맞추는 편이라서요. 물론 같이 영화를 보면,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좋죠. 하지만 꼭 보고 싶은 영화는 내가 편한 시간에 맞춰서 그 영화만 딱 보고 오면 되니까 좋더라고요. 영화 전후에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 다른 걸 하면서 거의 반나절을 훅 보내지 않아도 되고요... 더보기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다르지만, 있는 그대로, 함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김명주(영화평론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여러 영화를 만들고 제작에 참여했지만, 내가 제대로 이름을 각인한 것은 ‘퍼시픽 림’에서였다. 개인적으로 비현실적이고 영상이 정신없이 화려한 작품을 좋아하는 편인데, ‘퍼시픽 림’은 그야말로 내 취향저격인 영화였다. 다만 외모지상주의자(?)인 나의 원칙은 ‘나쁜 놈일수록 예뻐야 한다.’이기에, 영화에서 ‘악’으로 묘사되는 캐릭터가 ‘왜 커다랗고 흉측한 파충류 과의 괴수여야만 하는가!’라는 점에서는 한탄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기 감독님께서 이번에는 괴수와의 로맨스를 떡 하니 던져주셨다. 로맨스는 비선호 장르지만, 감독님이 ‘괴수’를 소재로 작품을 얼마나 흥미롭게 그려냈을지 궁금함을 참지 못해 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