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강록

“페스티나 랑테(Festina lente)!” ‘페스티나 랑테(festina lente)!’ ‘천천히 서두르라’는 뜻의 라틴어 명언이다. 로마의 최초황제 아우구스투스(케사르 옥타비아누스)가 즐겨 쓰던 말이었다. 곧 좌우명이자 인생훈이었다. 그 새김은 모든 일에 성급함이란 금물이며 그렇다고 두손 놓고 태평세월하지 마라는 뜻이지 싶다. 지금도 여러 사람들에게 자주 사용된다. 요즘 식으로는 ‘천천히 그리고 빨리’가 된다. ‘천천히 서두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이다. 말 그것만으로는 앞뒤가 안 맞는다. 천천히 하면 서두를 수 없고, 서두르다 보면 천천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이 결합돼서 ‘천천히 서두른다’는 새로운 개념이 빚어졌다. 모순어법(oxymoron)이다. 아우구스투스는 아마도 훌륭한 지도자상에 대해 많은 고민과 반성을 했던 인.. 더보기
신경준 선생의 식견은 넓고도 깊었다 4․27 판문점 선언으로 더욱 빛나는 역사의 가르침 신경준 선생의 식견은 넓고도 깊었다 -이강록(편집고문) 판문점 선언의 시기에 가져야 할 태도 바야흐로 시대가 변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으로 남과 북이 이어지려는 기운이 한창 무르익어 가는 중이다. 이런 변혁의 움직임은 화려한 수사나 말잔치에 그쳐서는 안 되고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실속이 없는 말잔치는 한낱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때문에 그 알맹이를 얻으려면 역사와 철학을 깨우쳐야 한다. 그런데 역사만 공부해서는 사건이나 인물만 기억할 뿐 깊이가 없고, 철학만 공부해서는 공허해지고 뜬구름을 잡게 될 뿐이다. 그래서 역사와 철학은 서로 엮어가며 공부해야 한다. 그것이 곧 경경위사(經經緯史)다. 다시 말해 경학(經學)을 날줄로 삼고 역사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