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과 언론 소개

<사람과 언론> 제11호(2020년 겨울호) 발행

특별 기획 : 장점마을 사람들의 집단 암 투병 19년째, 왜?

특집 : 역사적 화해는 과연 가능할까?

한류를 통해 본 한국과 한국인

소멸되어 가는 농촌 현장을 가다

 

 

▲위쪽 오른쪽 방향 : 백승종 교수, 나경희 기자, 박이삼 위원장, 이경섭 화가,

아래쪽 오른쪽 방향 : 강준만 교수, 문병준 씨, 이고은 기자, 김동식 장인

   

시사· 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이 12월 1일 제11호(2020 겨울호)를 발행했다. ‘사람 사는 따뜻한 사회, 진실과 정의가 통용되는 숙의의 공론장’을 추구하는 <사람과 언론> 이번 가을호는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19년 째 벌이고 있는 집단 암 투병에 관한 주제를 특별기획으로 소개했다.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은 ‘암 마을’로 소문이 날정도로 암 환자가 많다.

 

장점마을은 40여 가구에 9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농촌마을이다. 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서 암 확진을 받은 환자가 2001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30명인데다 이 중 17명이 사망했다.

 

맑은 공기 속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했던 귀농 부부가 모두 암에 걸리고 같은 날 부부가 동시에 암으로 사망하기도 한 사건은 모두 이 작은 마을에서 일어났다. 참으로 끔찍하고 무서운 농촌 마을의 비극은 17년 만에 환경부 역학조사에서 밝혀졌다. 마을 뒷산에 들어선 비료공장이 그 원인이었다.

 

2001년 마을에 들어선 비료공장은 17년간 불법적으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태워 비료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나온 1급 발암물질은 그대로 주민들이 호흡하는 공기 속으로 퍼졌던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17년간 하루 종일 간접흡연을 한 것과 마찬가지였으며 주민들은 몰랐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코로나19로 전 인류가 불안과 고통에 떨며 언택트(Untact) 삶을 살아가는 지금도 장점마을 주민들은 암과의 투쟁을 벌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말이 익산시일 뿐, 외진 농촌마을과 다름없다. 이 마을에서 20여 년 동안 발생한 희대의 사건에 대해 익산시와 전북도는 물론 직접적인 피해 물질을 제공한 KT&G 등은 나 몰라라 외면하며 팔짱만 낀 채 바라보는 형국이다.

 

마을 주민들은 익산시와 전라북도를 상대로 170여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먼저 민사조정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국정감사 현장에 증인으로 나온 KT&G 사장은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았는데 불법·위법 행위가 없는 것으로 판정받았다”고 말해 위증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장점마을 사람들의 집단 암 투병 19년, 왜?

 

이에 <사람과 언론> 이번 겨울호(통권 제11호)는장점마을 사람들의 집단 암 투병 19년, 왜?’를 특별 기획으로 정하고 암 마을로 소문난 장점마을을 찾아 집단 암 투병 실태와 문제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전망과 방안을 짚어보았다.

30여 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일과 사업을 하면서 살다가 암을 하나도 아닌 두 개나 지니며 살고 있는 문병준 씨(75)와의 인터뷰를 통해 암 투병의 실상과 문제점 등을 들어보았다.

또한 2020년 새해 벽두인 지난 2월부터 한 달여 동안 장점마을에서 주민들과 숙식하며 마을을 취재한 <시사IN>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과 취재 결과를 지난 5월 발행된 <시사IN> 660호에 가득 담아 세상에 알린 이후 달라진 모습들을 들어보았다.

그러나 3명의 취재기자 중 한 명의 기자가 취재 이후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은 마음을 아프고 무겁게 한다.

 

‘독일 통일 30년과 한반도 문제’ 혜안

 

한편 이번호에서는 역사학자이면서 왕성하게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백승종 전 서강대 교수에게 ‘독일통일 30년과 한반도 문제’에 관한 혜안을 들어보았다.

 

백 교수는 ‘역사적 화해는 과연 가능할까?’란 제목의 기고 글에서 “역사의 진실을 둘러싼 무지와 오해로 양국이 지금처럼 평행선을 긋는다면, 아마도 영원히 풀지 못할 난제일 것”이라며 “그런데 폴란드와 독일이 어떻게 역사의 짐을 벗어났는지를 곰곰 되새겨 본다면, 우리에게도 겨자씨만한 희망은 발견할 수 있다”고 교훈을 남겼다

 

백 교수는 ‘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이란 책을 최근 출간해 조선시대 선조들이 즐겨 사용했던 문자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 주었다. <사람과 언론> 이번호는 저자인 백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책에 관한 궁금한 사항들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사람과 언론> 제6호(2019년 가을호)부터 기획시리즈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 통제전략을 소개해 준 김창룡 인제대 교수는 이번호에서 마지막 6회째로 ‘두문불출(杜門不出)·초록동색(草綠同色)·호혜주의(互惠主義) 전략’을 통렬히 비판하며 숨겨진 메시지를 담았다.

 

김 교수는 “전직 대통령의 불행은 전적으로 대통령과 측근들의 잘못이지만 검증, 견제, 감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언론도 일부 책임을 공유해야 발전이 있다”고 끝을 맺는다.

 

왜 후안무치(厚顔無恥)는 정치인의 필수 덕목인가?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는 기획시리즈 ‘명언 에세이’에서 ‘왜 후안무치(厚顔無恥)는 정치인의 필수 덕목인가?’란 주제를 놓고 정치인들의 경쟁력이 된 후안무치에 대해 설파해 주었다.

 

강 교수는 “아주 괜찮던 사람도 막상 정치판에만 들어가면 이상해진다”며 “이런 문제는 특히 ‘1당 독재’ 체제인 지방에서 두드러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무소속 신인들에게 기회의 문을 좀 열어주는 방편으로 ‘2지선다형’ 대신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4지선다’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번호에서는 국회 정문 앞 작은 비닐 천막에서 강한 구조조정 바람에 맞서고 있는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을 만나 보았다. 박 위원장은 지난 10월 14일부터 이곳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날은 이스타항공이 직원 615명에 대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날이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직원들에 대한 체불임금 314억 원 포함, 1,700억 원에 달하는 상황. 미지급금이 빌미가 돼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도 무산됐다.

박 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의 고의적 임금체불·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사람과 언론> 창간호부터 동학혁명 전국화 재조명을 위해 노력해 온 박대길 박사는 이번호에서도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김개남의 처형 경위와 순국 터’란 주제의 글에서 동학에 관한 새로운 진실을 규명했다.

 

박 박사는 “2018년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제정 이후 동학농민혁명 주요 지도자 김개남에 관한 글을 심심찮게 발표하고 있지만 관심과 비교해 볼 때 김개남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마저 잘못 알려지는 경향이 있다”며 “김개남의 순국 터에 대해서 설왕설래하고 있어 <사람과 언론>에 게재하여 김개남에 대한 이해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서두에서 밝혔다.

 

그는 “전주 사람에게 ‘의인’으로 존경받던 서영두가 처형된 초록바위가 동학교도의 대표적인 처형 장소로 인식되었고, 이로 인하여 초록바위가 김개남의 순국 장소로 와전訛傳된 것”이라며 “1894년 기록에 나오는 서교장, 장대, 공북루 아래, 뒷날 서교장이 폐쇄되고 방치되면서 대표적인 천주교 순교지로 불리게 된 숲정이는 사실 한 장소로 김개남의 순국 터”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의 위험 사회에서 독자제위의 안위와 건승을 기원

 

이번호 인물탐구는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을 소개한다.

이강록 편집고문은 “민족의 스승으로 꼽히는 율곡 이이는 자신의 전생이 김시습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며 “명종실록 권30, 명종19년 8월30일(기해) 史評〕 또 「전(傳)」을 지어서는 김시습(金時習)을 ‘백세(百世)의 종사(宗師)’라고 평했는데 이것은 그만큼 매월당에 대한 존경과 긍정의 표시였다”고 평했다.

 

이 고문은 아울러 “김시습은 불의의 세상과 결별하되 도망하지 않았으며,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며 “그의 치열하고도 순수한 열정의 삶은 일체의 권위와 허위를 부정하고 참된 삶을 살아나가려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조성욱 교수의 기획시리즈 ‘지명아야기’ 이번호는 ‘지지리와 지지계곡 그리고 두 개의 중재마을’을 주제로 역사와 관련 있는 흥미로운 지명을 쉽게 풀이해 주었다.

 

이 외에도 이번호에는 부산일보 노동조합의 159일 투쟁기, 코로나19 관련 논문 큐레이션(2편), ‘그림처럼 아름다운 통영의 미륵섬’이 ‘길에서 역사를 만나다’편에서 소개되는 한편, 서평과 시평, 포토에세이 등이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다음은 <사람과 언론> 11호(겨울호)의 주요 목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