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이 다양한 읽을거리를 담음 제6호(2019 가을호)를 발행했다.
‘사람 사는 따뜻한 사회, 진실과 정의가 통용되는 숙의의 공론장’을 추구하는 <사람과 언론>은 이번 가을호에서 특별기획 ‘국회개혁 없이 정치개혁 없다’, 특집 ‘선비 천명의 선비가 죽은 ’기축옥사‘ 역모인가, 혁명인가?’ 외에 강준만 교수의 명언 에세이, 이슈분석, 뉴스 큐레이션, 김창룡 교수의 미디어 리터러시, 등 30여 꼭지의 다양한 정보가 수록됐다.
김영래 명예교수, ‘제4의 물결과 한국 정치개혁 방안’에서 혜안 제시
특히 <사람과 언론> 이번 가을호는 ‘국회개혁 없이 정치개혁 없다’란 특별 기획을 마련하고 촛불 이후 우리사회가 맞이하고 있는 대전환의 시대에 정치개혁 과제들은 무엇이고 과연 얼마나 개혁이 이뤄져 왔는가를 진단해 보았다.
이를 위해 맨 먼저 정치문제에 관해 평생을 연구해 온 원로 정치학자에게 우리나라의 특이한 국회현상과 개혁방안을 들어보았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고 한국정학회 회장과 한국 NGO학회 회장에 이어 고문 등을 맡아 온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전 동덕여대 총장)는 많은 논문과 저서에서 한국 정치의 개혁방안에 관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다. 그런 그가 ‘제4의 물결과 한국 정치개혁 과제’란 기고의 글을 통해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우리 정치의 현실과 개혁 방안을 진단하고 혜안을 제시해 주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을‘정치꾼(Politician)으로 가득 찬 국회’에서 출발했다. 대한민국 국회는 올해로 개원 71년을 맞이하지만 국회의원들이 국리민복을 위한 국정에 전념하지 않고 자신들의 사적 이익, 또는 총선만 겨냥, 정쟁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김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다.
“국회는 매 4년마다 정쟁의 핵심으로 등장한 선거구 획정 문제로 인해 여야 정당 간의 정쟁, 소위 ‘ 밥그릇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정치인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바, 하나는 영어로 ‘Politician’과, 또 다른 하나는 ‘Statesman’이다. ‘Politician’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객’ ‘정치꾼’ 이라고 부를 수 있고, ‘Statesman’은 ‘정치인’을 말한다. ‘정객’ ‘정치꾼’은 최우선 관심이 다음 선거에서 내가 당선되느냐의 여부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정치인’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도자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은 대부분은 Statesman 유형의 ‘정치인’들이 아니라, Politician 과 같은 ‘정객’ ‘정치꾼’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 교수는 “현재 2명의 전직 대통령은 법의 심판을 받는 있는 부끄러운 상황이지만 제4의 물결 시대가 추구하는 선진복지사회를 구현해야 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치의 현 상황은 제4의 물결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김 교수는 국민들로부터 한국 정치가 불신 받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 문제는 한국 정치는 소위‘분노의 정치’ 때문이라고 한다. 보수는 보수대로 분노하고 진보는 진보대로 모두 분노하고 있으며. 또 세대는 세대별, 지역은 지역대로, 계층은 계층대로 모두‘네 탓이오’ 하면서 분노에 차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두 번째 문제는 한국 정치가 ‘패거리 정치’ 때문이며, 세 번째 문제는 ‘공포의 균형 정치‘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포의 균형 정치‘란 여야 정당 간의 정쟁을 할 때 상대 정당을 제압하기 위해 최대한의 공포를 주는 언어를 사용, 상대에게 승리하려는 것이어서 정치인의 소위 ‘막말’ 파동은 이런 공포의 정치의 균형에서 잉태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점들이 근절되지 않고는 정치개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역설했다. 20대 국회의원들이 모두 새겨듣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박용진 국회의원, 사학비리에 유독 관대한 한국 정치인들과 그 이유 밝혀
또한 이번 가을호에서 사립유치원과 사립대학 등 이른바 사학비리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정치개혁이야말로 사립유치원 및 사립대학 등 사학 관련법 개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3법’의 주인공답게 그는 사학혁신법 통과를 통한 교육개혁을 통해 정치개혁을 마무리 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의원은 “정치는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해서 해답을 만들어내야 하며,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독점’하지 않고 ‘공유’해야 한다”며 “사학비리에 유독 관대한 우리 정치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정치개혁도 교육선진화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쉽게도 진보적 성향이면서 시민사회로부터 의정활동을 열심히 펼치는 의원으로 평가 받아온 몇몇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정치개혁의 과제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대부분 ‘묵묵부답’ 또는 ‘답하기 어려움’이란 회신뿐이어서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종태 국회 보좌진협의회장(한보협), “국회개혁은 보좌진 처우개선에서부터”
이밖에 국회의원 보좌관들을 대표하는 보좌진협의회장들에게도 국회개혁을 비롯한 보좌진 개혁과제에 관한 질의서를 보낸 결과, 한나라당보좌진협의회(한보협) 회장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보내왔다.
“국회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이라 국회의원이 면직서만 제출하면 바로 해고됩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해고할 때 30일 전에 알리거나 혹은 해고 예고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를 보좌진에게도 적용하려 합니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와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종태 신임 한보협 회장은 취임 목표를 이른바 ‘해고 예고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한보협에서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된 그는 국회개혁을 위해 보좌진협의회부터 개혁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강준만 교수,‘왜 중도는 인기가 높아도 정치현장에선 전멸할까?‘에 대한 답 제시
한국 정치에서 왜 ‘중도’는 인기가 높아도 정치현장에선 전멸할까?, 이에 대한 답을 강준만 교수가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명언 에세이’에서 강 교수는 “미국에서건 한국에서건 중도를 원하는 유권자가 많음에도 중도는 정치 현장에선 전멸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간혹 중도가 적잖은 표를 얻는 일도 일어나긴 하지만, 그 수명은 매우 짧다. 한국이 미국에 비해 더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강 교수는 그 이유를 “한국에서 중도는 늘 40%대 이상의 지지를 받고 보수와 진보는 각각 20%대의 지지에 머무르고 있지만, 정치는 오직 ‘진보 대 보수’의 대결구도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강 교수의 명언 에세이 ‘왜 ‘중도’는 인기가 높아도 정치현장에선 전멸할까?: 참여에 대한 단상‘은 의미를 새기며 찬찬히 읽어볼 만하다.
향토사학자들의 정여립과 대동사상 재조명, 과연 진실은 무엇?
한편 이번 가을호 특집 ‘선비 천명이 죽은 기축옥사...역모인가, 혁명인가?’에서는 ‘천하는 공공한 물건인데 어디 일정한 주인이 있는가?’란 공화주의를 주창한 정여립과 대동사상을 재조명했다. 지난 5월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제1회 공화주의자 정여립 학술세미나’를 주최한 (사)대동사상기념사업회 신정일 이사장과 주제발표를 한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논문을 이번호에 공개했다. 이 분야에서 모두 오랫동안 연구해 온 향토사학자들이다.
‘세계 최초의 공화주의자 정여립-우리시대의 전라정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신 이사장은 ‘정여립과 대동사상, 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정여립 사건과 송익필의 역할’을 발표했다.
‘조선의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 ‘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 등의 저서를 통해 정여립과 대동사상을 조명하는데 앞장서 온 신정일 이사장은 16세기 조선을 뒤흔들어 천재 1,000명을 죽음으로 내몬 ‘기축옥사’의 진실과 음모를 밝히며 기축옥사는 역모가 아닌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여립은 영국의 혁명가인 올리버 크롬웰보다 60년 앞선 공화주의자이자, 세계 최초로 공화주의를 주창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역사에서 평가 절하되거나 지워져 왔던 정여립과 대동사상은 언제든지 논쟁거리가 될 소지가 다분히 남았다.
김창룡 교수, 정권별 언론통제 전략 기획 시리즈 첫선
이밖에 김창룡 인제대 신방과 교수는 이번 가을호부터 ‘각 정권별 언론통제 전략’이란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편은 제1공화국부터 제6공화국까지 언론통제 전략을 시기별로 분석해 정리했다. 언론통제는 민주주의의 적임을 전제한 김 교수의 시리즈는 미디어 리터러시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어서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이 외에도 이번 가을호 특집 이슈분석에서는 ‘드론 저널리즘의 가능성과 한계’, 위기의 지역 공영방송, 해법은 없는가?‘란 주제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드론의 저널리즘 활용 현실과 법적 문제점, 대안을 짚어보았다. 또한 지역방송의 위기 실태와 해법을 지역에서 왕성하게 언론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민 언론학 박사를 통해 진단해 보았다.
촌철살인의 세평(世評), 시평(詩評), 이슈분석 등 읽을거리 풍부
또한 촌철살인의 세평(世評)과 시평(詩評)은 우리사회의 이슈를 위트와 경고의 메시지로 전환해 전달했으며 이번호 인물탐구는 국어학자 정인승 선생을 소개했고, 대입 수시전형에 관한 전문가 조언과 퇴직 후 창업에 관한 정보, ’지명 이야기‘, 재미있는 ‘김명주의 영화 속으로’, ‘포토 에세이’, ‘기억 속으로 여행’, ‘서평’, ‘뉴스 큐레이션’, ‘언론 풍향계’, ‘논문 큐레이션‘, 별난 사람’ 등이 새로운 주제로 알찬 내용들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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