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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인터뷰

“유학생들, 한국 '코로나 대학교육' 너무 힘들어요”

[특별 인터뷰] 촐론치맥(몽골), 조맹(중국)-유학생들의 '언택트 강의' 애로사항

“비대면 강의 언어소통 너무 어려워 따라갈 수 없어”

“연구논문 작성·지도 위한 학교 시설 이용 못해 어려움”

“외국인 학생 외면, 아르바이트 자리 없어 생활 어려워”

“정부와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들 위한 특단 대책 마련을”

 

-촐론치맥(몽골) 전북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4학기 재학)

-조맹(중국) 전북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2학기 재학)

 

조맹씨(좌), 촐론치맥(씨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대학생활은 더욱 힘들고 불편하기만 하다. 특히 대학원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은 교수들과 논문작성을 위해 대면 지도를 받으며 토론과 세미나 등을 실시해야 하는 데 이마저 여의치 않아 불편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학비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끊겨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외국 유학생들, 특히 대학원생들에 대한 배려는 미미하기 짝이 없다. 몽골과 중국에서 한국의 지역 국립대에 유학을 와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두 학생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들어보았다.

 

인터뷰 대상자는 전북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촐론치맥(Chulunchimeg,ЧУЛУУНЧИМЭГ, 몽골. 32)씨와 조맹(赵萌, 중국, 25)씨.

 

촐론치맥씨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태어나 몽골국립 농업대에서 2년을 마치고 교환학생으로 지난 2009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전북대 학부과정을 택해 유학을 온 그녀의 그 때 나이는 20세. 지금은 32세인 그녀는 12년 간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이후 박사과정 4학기에 재학 중이다. 내년이면 박사학위 논문을 써야 하는 절박한 과제가 놓여 있다.

 

조맹씨는 2016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교환학생 자격으로 유학을 와 전북대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지금은 박사과정 2학기에 재학 중이다. 두 유학생 모두 한국의 국립대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귀국하여 유학을 오기 전에 다녔던 대학으로 돌아가 교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의 복병을 만나 학위를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다음은 두 유학생을 만나 약 2시간가량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편집자주


촐론치맥씨

 

“교한학생으로 유학, 고국 돌아가 신문방송학 전공 살리기 위해 박사과정까지 전공”

 

한국에서는 언제 어떤 계기로 왔으며 지금 어느 과정에 재학 중인가?

 

촐론치맥 : 2009년 몽골국립 농업대에 다니던 중 한국의 교환학생에 지원하여 전북대 경제학부로 유학을 왔다, 그 후 12년 째 유학생활을 하면서 신문방송학과 석사를 마치고 지금은 언론학 박사과정 4학기에 재학 중이다.

조맹 : 4년 전인 2016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신문방송학과 석사를 마치고 지금은 박사과정 2학기에 재학 중이다.

 

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게 되었는가?

 

촐론치맥 : 몽골에는 아직 언론학에 관한 학문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이 분야에서 조금 더 연구하여 후학들을 가르치며 모국의 언론자유와 언론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조맹 :중국에는 최근 웨이신을 비롯한 소셜미디어가 대중화되고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학문 연구가 미흡하다. 한국에서 많은 공부를 하고 연구하여 중국에 돌아가 이 분야의 선진학문을 전파하고 대학에서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싶다.

 

조맹씨

 

석사학위는 어떤 분야의 논문을 썼으며 지도받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촐론치맥 : ‘한류문화가 몽골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에 관한 주제로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 학문적 언어를 소화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조맹 : ‘웨이신 사용과 제3자 효과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특히 언어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박사학위를 공부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줄 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촐론치맥 : 박사학위 과정이 석사학위 과정보다 길어서 그에 따른 체류기간 연장 비자신청과 생활비 등이 많이 든다. 물론 학비도 부담이 크다. 아울러 본 논문을 작성하기에 앞서 서브논문을 미리 써야 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다. 지금 당장 닥친 문제이다.

 

조맹 : 논문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생활이 불편하고 학교에 가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 당장 강의와 논문 지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 방학이 돼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것도 어려움 중이 하나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강의,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소통 안 돼 어려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촐론치맥 : 강의를 직접 듣지 못해 제대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리고 논문지도 등 학교 시설을 활용하지 못해 불편하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어려움이 많아 생활비 부담도 크다. 12년 유학생활 중 가장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조맹 : 고향에 쉽게 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불편하지만 중국인이라는 오해와 편견 때문에 한국생활이 많이 힘들다. 아울러 학교에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도서관 등의 이용제한 때문에 논문 준비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조달한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촐론치맥 : 학비는 집에서 보내오고 있지만 생활비는 꾸준히 아르바이로 조달했다. 주로 주말에 집중적으로 하는데 편의점과 음식점 등에서 하고 있다, 한 달에 약 30-40만 원의 주거비와 20만 원 정도의 용돈을 아르바이트비로 충당해 왔으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가 줄어서 지금은 생활이 어렵다.

 

조맹 :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음식점에서 주로 해왔다. 석사과정 때에는 평일에 주로 했으나 박사과정 때는 시간이 부족해서 주말에 편의점에서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큰돈은 벌지 못하지만 생활비는 충당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근무 시간이 줄어 예전보다 급료가 많지 않아 긴축생활을 하고 있다.

 

비대면 강의를 한 학기동안 진행했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촐론치맥 : 한국 학생들에 비해 언어능력이 떨러지는 외국 유학생들의 경우 면대면 수업보다 비대면 수업방식은 더 힘들다. 교수님과 마주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수업방식이 아니다보니 도무지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과제 중심 강의도 부담이 컸다. 자료를 준비하며 작성하는데 있어서 한국 학생들보다 두 배 세 배로 힘들다.

 

조맹 : 비대면 수업방식은 낯설고 어렵다. 처음엔 동영상 강의가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했으나 차츰 이해하게 됐는데,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평가에서 외국 유학생들이 절대 불리하다는 것을 느낀다.

 

“외국인 대학원생 많은 대학들, 당국의 특별한 배려와 지원 아쉬워”

 

코로나19에 따른 유학생들에 대한 대학의 지원은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촐론치맥 : 한국의 학부생들처럼 유학생들, 특히 외국 유학 대학원생들에게도 코로나 장학금 등 학비 면제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학원 박사과정의 경우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면대변 강의를 병행하고 논문 지도를 좀 더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

 

조맹 : 강의를 학교에서 하지 않고 학교시설도 사용하지 못하는 비대면 수업이기 때문에 학비를 감면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외국인 대학원생들에 대한 학교차원의 배려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가령 연구실이라든지 특별한 강의실을 지정해 논문작성과 지도에 조금 더 많은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박사학위 논문은 어떤 분야를 준비하고 있으며 남은 기간에 특별한 계획은 무엇인가?

 

촐론치맥 : ‘공공이익 분야의 홍보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여 논문으로 작성할 계획이다. 몽골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아직 없다. 본 논문 작성을 위한 서브논문 두 편 작성에 당분간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는 서브논문을 마치고 내년에는 본 논문을 본격적으로 작성할 계획이다.

 

조맹 : 아직 2학기 재학 중이므로 남은 학기 학점 이수를 위한 강의에 충실하겠다. 아울러 서브 논문을 한 편 섰는데 앞으로 한 편을 더 마무리하여 조기에 박사논문을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련다. 지도교수님의 많은 배려와 지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끝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고향의 부모님들과 가족, 친지들이 많이 보고 싶을 텐데 가족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촐론치맥 : 유학생활을 10년 넘게 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지만 고향의 부모님과 가족들이 항상 그립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겠지만 참고 열심히 노력하여 꼭 박사학위를 마치고 싶다.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이 함께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조맹 : 언제나 고향의 보무님들이 가장 보고 싶다. 코로나19로 많은 고생과 걱정을 하고 계실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여 꼭 박사학위를 완성하여 돌아가고 싶다. 가족들의 건강과 행운을 늘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 나에 대한 걱정일랑 조금도 하지 말기를 바란다.

 

/<사람과언론> 제10호(2020년 가을호) 게재